같은 돈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
환율로 바꾼 1달러와, 그 나라에서 실제로 살 수 있는 1달러어치는 다릅니다. 월급 세계지도가 환율 대신 구매력평가(PPP)를 쓰는 이유를 정리했어요.
환율은 돈을 바꾸는 값, 구매력은 물건을 사는 힘
공항 환전소에서 받는 숫자가 환율이에요.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정해지고, 무역·투자·금리·심리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움직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이 매일 쓰는 돈은 미용실, 버스, 식당 밥처럼 국경을 넘지 않는 것들에 많이 나가요. 이런 것들의 값은 환율과 따로 놀기 쉽습니다.
구매력평가는 "같은 물건 꾸러미를 사려면 이 나라 돈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직접 조사해서 만든 환산 비율이에요. 세계은행이 주도하는 국제비교프로그램(ICP)이 수많은 나라에서 같은 품목의 값을 모아 계산합니다. 이렇게 만든 단위를 국제달러라고 불러요. 1국제달러는 미국에서 1달러로 살 수 있는 만큼을 뜻합니다.
한국에 대입해 보면
2017년 한국의 민간소비 구매력평가는 1국제달러당 992.07원이었어요. 같은 해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약 1,131원이었고요. 환율로는 1달러에 1,131원이 필요했지만, 미국에서 1달러로 사는 만큼의 생활을 한국에서 하는 데는 992원이면 됐다는 뜻이에요. 한국의 생활 물가가 미국의 약 88% 수준이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이 차이가 커집니다. 임금이 낮으니 사람 손이 가는 서비스가 싸고, 그래서 환율로 바꾼 소득은 아주 작아 보여도 실제 생활 수준은 그보다 높아요. 환율만 쓰면 "월급 300만 원이면 어느 나라에서든 왕처럼 산다"는 과장된 그림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지도는 구매력으로 비교해요
월급 세계지도는 내 월급을 국제달러로 바꾼 뒤, 각 나라 사람들의 소득 분포(역시 국제달러)와 견줍니다. 그래서 결과는 "그 나라에 살면서 그 나라 물가로 이 돈을 쓴다면 몇 등쯤일까"에 가까워요. 여행 가서 돈을 쓸 때의 느낌과는 다를 수 있어서, 나라 화면에는 시장 환율을 쓰는 빅맥 비교를 따로 붙였습니다.
구매력평가가 말해 주지 못하는 것
- 나라 전체의 평균값이라 도시와 시골, 수도와 지방의 물가 차이는 담지 못해요. 서울 월세와 지방 월세가 다른 것처럼요.
- 조사하는 물건 꾸러미가 그 나라 사람들이 실제로 사는 것과 꼭 같지는 않아요. 외국인이 찾는 수입품은 대개 더 비쌉니다.
- 몇 년마다 다시 조사해 고쳐요. 이 지도는 2017년 조사값을 쓰고, 그 뒤 한국 물가 상승분을 따로 반영했어요.
출처: 세계은행 세계개발지표 '민간소비 구매력평가 환산계수'(PA.NUS.PRVT.PP), 국제비교프로그램(ICP) 2017. 환율은 한국은행 원/달러 매매기준율 2017년 평균.